“태양의 파편”
“태양의 파편”
  • 김오채
  • 승인 2024.02.2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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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초 김욱동 장로의 시집 제3집

[2010년 시인으로 등단하여 시인과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석초 김욱동 장로(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성동광진지방회 성민교회)의 제1집-연리지, 제2집-서리꽃 새벽에 이어 출간된 시집 제3집-“태양의 파편”을 소개합니다.]

♠“태양의 파편”

석초 김욱동 장로 제3집-태양의 파편

♠작가의 말

빛이 있기 전 허밍이 있었다. 가늠할 수 없는 무한한 시공(時空)을 어슬렁거리던 이 소리는 이어올 폭발적이고도 장엄(莊嚴)한 카오스의 서막(序幕) 이었다. 문자가 만들어지기 전 언어의 태초였고, 태동이었다. 온 우주의 연기(緣起)는 파동(波動)과 입자(粒子) 사이를 오가며 미세하게 꿈틀거리다가 때가 이르자 한순간 엄청나고 눈부신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결과 오늘이다. 불타오르는 황홀한 빛을 가렸던 어둠과 침묵에서 순식간에 태양이 벗어나며 코로나의 춤사위가 온 은하를 흔들었다. 그때부터 세상에는 태양의 파편(破片)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비로소 흑점(黑點)과 같이 행(行)과 연(緣)이 엉기면서 언어(言語)를 갖게 된 것이다. 선(善)이라고 불릴만한 것들은 애초부터 길들임의 수단으로 이용되었고, 수많은 오류와 거짓이 만들어 낸 이념과 외침들이 세워지고 허물어짐을 되풀이하는 소용돌이 중에서 가슴에 얹힐만한 소중한 것도 돌연변이처럼 나타나기도 했다. 그 부류 중에서 시(詩)가 태어나기도 한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터트려 때론 사생아처럼 관념(觀念)과 서정(抒情)이 혼재된 시가 유발(誘發)되기도 했지만, 새로운 지평(地平)을 여는 시발점이 된다. 남중(南中)을 가로지르는 불의 전차 태양의 질주, 코로나 회오리의 장엄하고 거창한 기운이 스러지자 되려 스산한 휘파람 조각으로 남겨진다. 메타인지(Metacognition)로 재생산(再生産)하는 인간들의 무관심과 고독은, 간유리를 통해 만나는 홍염(紅焰)의 무채색 뒷 그림자다. 허(虛)한 그림자가 남기는 휘파람은 바닷물에 식어가는 태양의 파편들이 날파람 파도에 부대끼며 마멸(磨滅)되는 침묵의 감옥이다. 이윽고 휘파람 소리조차 멎고 잠잠해지는 시간 온몸을 쪼개는 빛의 파종(播種)을 닫은 태양의 파편이 달빛의 교교(皎皎)한 윤슬로 남는다. 지워지는 것들의 뒷모습을 훔쳐보던 『연리지』, 동틀 무렵 수줍게 만났던 상고대 『서리꽃 새벽』, 허밍도, 불타는 코로나도, 휘파람마저 잦아드는 시간, 윤슬로 흩어지는 『태양의 파편』을 노래한다.

♠목차

1부 허밍

고란초-10, 고 요-11, 구름 라이딩-12, 그 강가에는-13, 나른한 전투-14, 눈 내린 날-15, 닿을 수 없는 선-16, 바다가 쓴 엽서-17, 베란다 정원-18, 시를 팔아 봄을 사다-19, 신행(新行)-20, 첫 길-21, 전골냄비-22, 족보-24, 종(鐘)의 침묵-26, 처음 만난 극락-27, 커피 까라-28

2부 코로나 4부

갈치조림-32, 곶-33, 눈물 시성식(示性式)-34, 대어(大魚)-35, 동묘시장-36, 발기(勃起)되는 시-37, 뚜벅이 여행-38, 불시착- 40, 섭-41, 소설-42, 시의 파종(播種)-44, 아스팔트의 뭉크-45, 아이의 「곳」-46, 앨리스의 거울 무도회-48, 잃어버린 바다-50, 에고, 혹은 에고(Ego)-52, 저잣거리-53, 태양의 식탁- 54, 폐 목어(木魚)-55, 포레스트 검프-56

3부 휘파람

가지-60, 노란 우체국-61, 동안(童顏)-62, 막걸리-63, 밤비–64, 백신-65, 보적사-66, 불면-67, 비 오는 날의 숲-68, 빙폭(氷瀑)-69, 야간 산행-70, 어물쩍한 이별-71, 열쇠 가진 자-72, 왕십리광장-73, 오사(五死) 김치-74, 왯재길 사람들-76, 졸혼-78, 짝짓기 비행-79, 폭설-80

4부 윤슬

The sound of silence-82, 가로등-83, 가을의 기도-84, 거리엔 바람이-85, 겨울 낙화(落花)-86, 겨울나무-87, 난향(蘭香) 지다-88, 누가 남을래?-89, 두물머리 별자리-90, 사각 하늘- 91, 맨발 걷기-92, 사진 찍는 날-94, 아무 밤-95, 앨범 태우기 –96, 어린 상주-97, 연(鳶)과 바다-98, 운길산-100, 잠귀-101, 정경-102, 톤네샾 호수에서-103, 프로필-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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