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고엽제 매몰 의혹에 대한 우리의 입장
주한미군 고엽제 매몰 의혹에 대한 우리의 입장
  • KMC뉴스
  • 승인 2011.06.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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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고엽제 매몰 의혹에 대한 우리의 입장


“거짓 일을 멀리 하며 무죄한 자와 의로운 자를 죽이지 말라 나는 악인을 의롭다 하지 아니하겠노라” <출애굽기 23장 7절>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전하고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기도해 온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맹독성 고엽제를 비밀리에 매립하고, 33년 동안 은폐해 온 사실에 심각한 우려를 느끼며 미군과 우리나라 정부를 향해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전직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 외 3명이 1978년 경북 칠곡군 왜곡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근무당시 200리터의 고엽제가 담긴 드럼통 500여 개를 매립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캠프캐럴에서 1960년대 말부터 약 30년간 군무원으로 근무했던 구자영 씨는 이외 두 곳에 비슷한 독극물을 매립한 적이 있었음을 밝혔다. 이 뿐만 아니라 경기 부천 캠프 머서, 인천 부평 캠프 마켓, 강원 춘천 캠프 페이지까지 고엽제 살포, 매립에 대한 증언이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의혹이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전북 군산과 충남 보령에서는 미군기지의 기름 유출 등으로 인해 주민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고엽제와 같은 독극성 화학물질은 사람뿐만 아니라 온 생태계를 죽음과 폐허로 만드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고엽제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독성이 강한 다이옥신이 포함되어 있다. 이 다이옥신은 청산가리의 1만배, 비소의 3천배에 이르는 독성을 지닌 것으로, 다이옥신 1g 이면 2만명의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고엽제는 폐암, 후두암, 전립선암 등 각종 암을 비롯한 질병 등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캠프 캐럴 인근 마을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과 투병 사례가 드러났다. 또한 매립지역이 낙동강과 불과 600미터 거리로 식수원에 치명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며, 이로 인한 잠재적인 피해도 분명 짐작할 수 있다.

주한미군은 이에 대한 조사를 하겠다고 표명했지만 정보공개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조사결과를 과연 신뢰할 수 있을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주둔군지위협정(SOFA)으로 인해, 주한미군의 조사에 한국 정부는 개입할 수 없어 단지 주한미군의 조사를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권 국가인 대한민국이 자국민 피해와 환경의 심각한 오염 문제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지금까지 수차례의 주한미군에 의한 폭력, 살인, 성범죄, 환경오염 문제 등 많은 범죄행위가 있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조사와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에 대하여 우리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음을 정부와 주한미군은 분명히 깨닫고, 적극적인 자세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주한미군은 그 동안 감추고 허위 조작했던 내용들을 밝히고, 조치를 취할 것을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립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의 입장에 선 전문가와 주민대표,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조사반을 구성하여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히 공개 조사해야 한다.

둘째, 맹독성 화학물질을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몰래 매립한 지휘책임자를 엄중 문책하여 구속수사하고, 주한미군은 한국 국민들에게 공개 사죄해야 한다. 또한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보상과 치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주한미군은 고엽제 매립뿐만 아니라 현재 사용 중인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자료를 숨김없이 공개하고, 전국의 모든 주한미군 기지를 철저하게 조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정부는 우리 국민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범죄행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일에 통감하고, 이제라도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SOFA협정을 개정하여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고엽제 매립으로 드러난 주한미군 범죄에 완전한 해결책은 주한미군의 완전한 철수이다. 이를 위해 불평등한 한-미 방위조약을 개정하고, 조약의 시한을 반드시 첨부해야 할 것이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감추인 것은 드러나게 하시고, 그릇된 것을 돌이키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믿는 신앙으로 생명평화의 세상을 향한 기도의 행진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2011년 5월 31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무 배 태 진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전 병 생
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한 기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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