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칼리아에 나타난 무정념에 이르는 길들(2)
필로칼리아에 나타난 무정념에 이르는 길들(2)
  • 김수천
  • 승인 2017.11.22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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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념에 이르는 또 다른 길은 통회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성 테오그노스토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눈물로 당신이 눈보다 희게 씻기고 당신의 양심이 흠 없이 깨끗해질 때, 또 당신의 흰옷이 영혼의 내적 아름다움을 드러낼 때에만, 당신은 거룩한 것을 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영혼과 마음을 씻기는 눈물이 없이는 하나님을 만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니키타스 스티타토스는 눈물의 가치에 대하여 좀 더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정념으로 채워진 생각들의 억제되지 않는 지성의 물이 성령의 영원한 임재로 말미암아 억제되며, 죽음에 대한 묵상과 절제로 말미암아 상스러운 형상들과 욕망들의 쓰디쓴 심연이 정복되면, 회개의 거룩한 영의 바람이 불고 가책의 물이 솟아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우리 주 하나님은 그것을 회개의 그릇에 담아 우리의 영적인 발을 씻어 주셔서 하나님 나라의 뜰을 걸을 수 있게 해주십니다.”

니키타스 스티타토스는 먼저 가책의 눈물은 우리의 더러운 모습을 씻어 주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깨끗해진 영적인 발은 하나님 나라의 뜰을 걷기에 합당한 발이 된다고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거듭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념으로 채워져 마음을 하나님께 집중하지 못하는 영혼이 가책의 눈물을 통해 정념으로부터 해방된다는 것이다. 스티타토스는 계속해서 눈물의 힘에 대하여 강조한다.
“그리고 영혼이 기만적이고 가시적인 것들을 보지 않고 오직 영적이고 근본적인 빛을 보기만 열망하며, 감각 인식에서 파생된 모든 것을 거부하고 성령이 주시는 은혜를 받아들일 때, 마치 샘에서 물이 솟듯이 눈물이 분출하여 영혼의 감각을 온화하게 만들며, 온갖 종류의 기쁨과 거룩한 빛으로 정신을 채워 줍니다. 그 눈물은 마음을 강력하게 뒤흔들어 놓으며, 지성으로 하여금 보다 고귀한 세계를 보면서 겸손해지게 합니다.”

여기서 감각 인식에서 파생된 모든 것이란 마음 안에서 활동하는 욕심, 근심, 잡념, 그리고 과거의 기억의 활동들과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내면에서 그러한 것들에 의해 방해를 받고 있는 기도자가 그것들을 거부하고 성령이 주시는 은혜를 열망할 때 샘물과 같은 눈물이 분출할 것이다. 여기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눈물은 단순한 마음의 정화를 넘어서서 순간적으로 복잡한 마음을 진정시키는 힘이 있다. 눈물은 나아가 무정념 상태의 다음 목표인 관상을 가능하도록 도와준다고 니키타스 스티타토스는 가르친다.

“로고스께서는 그들이 거룩함을 얻기 위해 노력하며 겸손을 통해서 무정념의 상태에 접근하려고 노력하다가 기운을 잃고 포기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분은 그들이 한층 더 높이 나아가 관상의 상태로 올라가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그들에게 눈물의 빵을 적당히 먹여 양육하신 후에 가책의 빛으로 축복해 주시고 지성의 눈을 떠서 성경의 깊은 사상을 이해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의 본성과 내적 본질을 인식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눈물은 내면의 씻음과 마음에서 활동하는 잡념들을 극복하고 무정념의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스티타토스는 주님 스스로가 무정념의 상태에서 무정념의 목표였던 관상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 눈물의 양식을 주신다고 강조한다. 이제 눈물은 그러한 영적 진보의 과정에서 영적인 음식이 된다고 니키타스 스티타토스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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