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구호활동은 어떻게?
교회의 구호활동은 어떻게?
  • 정택은
  • 승인 2017.11.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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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자연재해와 전쟁 등으로 수많은 생명들이 목숨을 잃고 광범위한 삶의 터전이 황폐화되어 가고 있다. 지난 20세기 각종 내란과 전쟁으로 무려 2000만 명이 살해되었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매일 3만 명씩 일 년이면 1000만 명의 어린이가 예방이 가능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1억 50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18세미만 어린 소녀 120만 명이 성매매 대상으로 팔려갔고, 2억 5000만 명의 어린이들이 가족부양을 위해 노동을 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각의 비극적인 재앙에 대하여 정성껏 치유의 손길을 펼쳐왔다. 또한 굶주리는 난민들을 위해 마실 것과 먹을 것, 입을 것 등을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구호활동에 임해왔다.

교회가 구호 및 그 뒤에 따르는 복구사업을 실시해야 하는 소명은 인간의 생명을 구하고 지켜주며, 그 생명의 건강을 회생시키고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대로 풍요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것이다. 특별히 재난은 단시간 내에 엄청난 생명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교회의 구호는 긴급하면서도 신속하게 이루어져 더 이상 재난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서 생명을 구하고 회복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이런 구호 및 사회복지 활동에 대해 최근 들어 복음적, 선교적, 전문적, 조직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인 일이다. 특별히 교회 지도자들이 사회복지관련 전문교육을 받고 효율적으로 다양한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 또한 권장할 만한 일이며, 더 나아가 보다 전문화, 체계화를 통해 사역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교회의 구호 및 복지사역은 재난발생 시 이재민이나, 결식아동과 노인들, 거리를 헤매는 부랑인들, 십대 가장 세대들, 가정폭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에 대해 긴급구호의 성격과 개발사업의 양상을 띠고 진행되고 있다. 구호 및 구제사역을 펼치는 것은 각종 재난의 현장에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놀라운 일을 행하시는지를 보고자 하는 것이 기독교 구제와 봉사의 특징이다.

그래서 기독교의 구호와 봉사는 의식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 자체를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기계적인 구호전문가가 되는 게 아니라,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가 사람들을 돕고 보호하며, 그들의 권익과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는 일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결국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인간관이 기독교 구제사역의 근본적인 독특성이다. 따라서 재난의 현장에서는 말이 아닌 행동 하나하나를 통해 사랑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섬세한 배려가 필요하며, 현장에서 고난 받는 사람들을 이용하거나 이기적인 의도를 갖고 사역에 임해서는 안 된다.

또한 구호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기도하면서 사역에 참여하겠지만, 특별히 자신을 재난의 현장으로 보내준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뒤에서 함께 기도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과 같은 아름다운 삶의 현실도 보지만, 재난의 현장에서 십자가를 지신 고난의 주님의 모습도 본다. 고난의 사역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고통 가운데 십자가를 지신 주님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런데 영광에 대한 만남이나 고통에 대한 만남이나 모든 것들은 거룩하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영광 속에 있는 예수님을 높이는 것과 사람들의 고통가운데 계시는 예수님을 보고 그 고통에 동참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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