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인 장애인 선교정의
능동적인 장애인 선교정의
  • 송양현
  • 승인 2017.11.2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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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감리교회 장애인 선교정책을 위한 제언

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복지협의회는 27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본부 회의실에서 ‘효과적인 감리교회 장애인 선교정책을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정책세미나를 가졌다. 서울연회 마포지방 너와나의교회 류흥주 목사(감리교사회복지협의회 장애인분과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50여명의 목회자와 장애인들이 함께 참석해 장애 인식개선을 위한 실제적인 현장의 목소리를 제안했다.

▲ 효과적인 감리교회 장애인 선교정책을 위한 제언 포럼

류 목사는 행사취지에 대해 이번 세미나를 통해 2018년도 감리교회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정책 반영을 위해 구체적인 제안을 하기 위한 자리라고 소개했으며, 특별히 선교정책제안 발제자를 장애인 혹은 장애아동의 부모, 현장 실무자 등이 맡아서 발제토록 했음을 밝혔다.

▲ 박덕기 목사 발제(지체장애, 서울남연회 에벤에셀교회)

먼저 장애인 목회자의 어려움을 듣는 순서에서는 지체장애 박덕기 목사( 서울남연회 에벤에셀교회), 조영숙 목사(서울연회 마포밀알선교단), 청각장애 남상석 목사(서울남연회 서울농아교회가 직접 발제를 맡았다.
박덕기 목사는 장애인 주간에 초청되어 지체장애인인 자신이 설교를 하고 자신이 속한 교회 성도가 초청교회에서 대표기도를 하는데 기도하는 분이 중중 장애인으로 말을 더듬자 기도 도중 갑자기 초청한 교회 장로가 나와서 마이크를 빼앗고 기도를 중지시켰다는 현장 증언을 했다. 이를 통해 교회가 가지고 있는 장애에 대한 인식이 낮음을 느꼈으며, 교회가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자신들의 만족이나 동정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먼저 불편함이 없도록 능동적 복지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조영숙 목사 역시 자신이 지체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소속교회에서 일반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은 가장 먼저 담임목사의 인식개선이 선행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청각장애로 수화 발제하는 남상석 목사(서울남연회 서울농아교회)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남상석 목사는 수화를 통해 발제하고 함예원 목사가 통역을 맡았다. 남 목사는 우리나라에 청각장애인이 약 35만 명이고 수화를 사용하는 농인들은 15만 명 정도 추산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에 감리교회 소속 농아교회는 9개 연회에 16개 교회, 17명의 농인목회자들이 있다며 농인목회자들의 삶이 녹록치 않다보니 신학교를 가겠다는 후학이 없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형교회들이 수화통역사를 고용해 농아부를 조직하여 농아교회의 교인들이 대형교회로 쏠려 농아교회가 실제적으로 자립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이를 보고 자란 후배들이 목회자를 꿈꾸지 않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농아인 목회자가 양성되어서 농아인 목사와 선교사가 직접 목회를 하고 선교를 해야 효과가 크다며 현재 중국의 경우 약 2천 만명의 농아인이 있고 WTO 통계로는 전세계 3억 5천 만명의 농아인들이 있기에 더더욱 농아인 목회자와 선교사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순서로 장애인 인식개선과 선교정책제안시간에는 감리교신학대학교 박창현 교수가 사회를 맡아 사고로 27살부터 휠체어를 타기 시작한 너와나의 교회 박승유 권사와 중증장애 딸을 키우는 부모 나희숙 연세대학교 재활학교 학부모회 회장, 실무자로써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최명신 처장. 감리교신학대학교 신학부 류일환 학생, NCCK 장애인소위원회 최대열 목사가 현장의 실제적 제언을 했다.

▲ 장애인 인식개선과 선교정책제안

정상인과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박승유 권사는 27살까지 정상인으로 살다가 이후 사고로 20여년 넘게 휠체어를 타는 동안 자신의 주변이 많이 바뀌었다며 장애인으로 살아가는데 대한 현실적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장애인들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장애인들이 지금 하고 싶은 일, 그들의 재능을 사회가 알지 못하기에 점점 소외되고 있다며 인식개선을 통해 장애인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통해 장애인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능동적인 선교라고 주장했다.
현재 공항에서 짐을 점검하는 회사의 많은 직원들이 청각장애인이라며, 청각장애인의 특성은 소리가 안들리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눈썰미와 후각에 예민해진 신체적 특성이 있어 비행기에 싣기 위한 최종 짐점검을 이들을 많을 경우 오류가 비장애인들보다 적게 나온다며, 모 기업의 경우 이런 특성을 알고 청각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고 실제적 예를 들어 장애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접하게 됐다.

장애아동 부모의 현실적인 제언

나희숙 집사는 자신의 쌍둥이 자녀 중 한 자녀가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지만 출생 후 바로 치료를 시작할 곳이 없으며, 중증 장애아를 맡길 어린이집이 없음을 토로했다. 결국 중증장애아는 부모가 평생 곁에 있어야 되며, 이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직결되며, 중증장애를 조기치료하거나 조기교육을 하면 효과가 더 큼에도 불구하고 비용이나 전문 기관이 없는 현실이며 특수 학교 역시 수화를 모르는 선생이 청각장애인을 교육하거나 중증장애인들이 오히려 소외되는 역차별 문제가 크다고 전했다. 또한 교회에서조차 장애아동을 위한 성경공부가 없다며 1살 때 받은 예수님에 대한 교육이 17살이 되도록 제자리이며, 장애인주차구역을 지키지 않는 인식 속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 활동보조인의 경우 장애아동이 성장을 하고나면 정작 혼자서 성인을 케어 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유명무실한 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중증 장애아동 중 도봉구에 뇌병변 장애아 어린이집이 유일하며 어린이집 원장 역시 자녀가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다.

예비 목회자에 대한 인권 교육과 정책 필요

감신대 류일환 학생(동아리 ‘차별에 저항하라! 반디’ 회장)는 지난 2월 28일 감신대 예배시간 설교로 나선 중부연회 윤 모 감독의 충격적 발언을 언급하며 교회 안에서의 표현문제와 인식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예비 목회자들을 키우는 신학교에서 무분별한 언어를 사용하는 문제는 심각한 감리교회 현실이 됐으며, 당시 윤 모 감독은 발언은 공개했다.
“황우석이 있어. 줄기세포 박아 놓으면 남자 없이 사람이 된다는(생긴다는)거야. 과학 논문이 잘못되었다 해서 난리 났지만, 눈 바꿔 끼고 허리 바꿔 끼고 앉은뱅이 일어나고 눈 뜨고 난리가 났어. 이제 병신 없는 세상 살게 됐다고. 온 세계가 난리 났어요. 그 사람 불교인야. 온 세계가 난리 났어. 이제는 남자 없이 태어난 이 인간 통해서 병신 없는 세상 살게 됐다고 좋아했어요. 근데 논문이 잘못됐대. 근데 저는 거기서 꿈을 가지게 됐어요. 앉은뱅이, 죽은자, 손마른 자(얘기 성경에 나오니까), 하나님이 줄기세포의 원조시구나. 그래서 지금도 예수 이름으로 명하면 백내장 사라지고 질병 떠나가고, 예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거예요.”
류일환 학생은 이날 제언을 통해 장애인 비하 표현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비 목회자들을 위한 정책을 수립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목회자와 학생들에게 인권교육이 필요하다고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장애인선교정첵을 위한 제언

최명신 사무처장은 장애인에 대한 국가 사회안전망이 부실하다며 감리교회가 선교적 책임을 갖고 국가에 대한 정책 제안과 함께 교회의 사회선교적 책임을 통해 많은 사회사업을 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교회공동체가 장애인선교를 준비하고 계획하기를 바라며 특별히 장애 아동 중 영유아기에 부모에 대한 지원과 프로그램을 많이 실천해달라고 덧붙였다.
최대열 목사(NCCK 장애인소위원회 서기)는 우리나라에 15개의 장애범주에 약 250만 명의 등록 장애인이 있다며 교회는 일반 사회복지가 꺼려하는 보다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 힘겨운 사역들을 찾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애인사역은 복지정책이나 프로그램을 논하기 이전에 우선 사람에 대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행사가 아니라 장애인 역시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귀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의 주된 제언 중 하나는 능동적인 장애인 선교로써 장애인이 불편해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불편하기 전에 먼저 해결해주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서 그것을 돕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장애인의 무능을 말하기 전에 장애인이 갖고 있는 장점을 통해 그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데 도움을 줘야 하며, 동정심이 아니라 같은 인격으로 대하는 인식개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또한, 정작 감리회본부에 지체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조차 없으며, 휠체어가 화장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부끄러운 현실을 보이기도 했다.

▲ 참석자 일동
▲ 참석자 일동
▲ 사회 류흥주 목사(서울연회 너와나의교회)
▲ 서울연회 강승진 감독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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