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린 감사와 찾아낸 원망
잊어버린 감사와 찾아낸 원망
  • 이구영
  • 승인 2018.02.02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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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집사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이 좀 편치는 않다고..’
‘ 왜 그러냐고? ’
몇 개월 혹은 몇 년 동안 특정한 몇 아이들에게 이런 저런 가르침을 주었답니다.
신경도 썼고, 먹을 것도 사주고, 관심을 가지며 아이들을 돌보아 주었답니다.
우연히 길에서 만나게 되면 차를 태워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그 부모님들에게서 고맙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답니다.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문득 ‘왜 사람이 그러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도 많이 경험해본 것이고,
반대로 또 누군가는 나 때문에 서운함을 많이 느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사가 어색한 시대를 삽니다.
누군가를 끌어내리고, 과거 뒷조사를 다 해서라도 누군가를 죽이려는 시대를 살면서,
감사한다는 것!
과거의 사건들을 찾아내면서 감사해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더 어색한 시도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연속해서 감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일도 감사하지만, 과거의 일을 끄집어내어서라도 감사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무조건 죽이겠다고 달려드는 흉악한 시대에
하나님의 자녀로 살면서 감사를 생각합니다.
안 좋은 상황을 연일 만나는 속에서 또한 감사를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면 다윗은 참 대단한 사람입니다.
가난함중에서도, 도망자의 신세이면서도,
아군보다는 적군이 많은 상황 속에서도 감사를 잊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시편 69편을 읽다보면 다윗의 참담한 생활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이런 고백을 쉴 세 없이 쏟아냅니다.
- 나는 설 곳이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지며 깊은 물에 들어가니 큰 물이 내게 넘치나이다
- 내가 부르짖음으로 피곤하여 나의 목이 마르며 나의 하나님을 바라서 나의 눈이 쇠하였나이다
- 까닭 없이 나를 미워하는 자가 나의 머리털보다 많고
- 부당하게 나의 원수가 되어 나를 끊으려 하는 자가 강하였으니
- 내가 빼앗지 아니한 것도 물어 주게 되었나이다

어느 한 순간도 편할 수 없는 상황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라 탄식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 내가 주를 위하여 비방을 받았사오니 수치가 나의 얼굴에 덮였나이다
- 내가 나의 형제에게는 객이 되고 나의 어머니의 자녀에게는 낯선 사람이 되었나이다
- 그들이 쓸개를 나의 음식물로 주며 목마를 때에는 초를 마시게 하였사오니
- 오직 나는 가난하고 슬프오니 하나님이여 주의 구원으로 나를 높이소서

억울한 일도 수 없이 당했습니다.
- 내가 곡하고 금식하였더니 그것이 도리어 나의 욕이 되었으며
내가 굵은 베로 내 옷을 삼았더니 내가 그들의 말거리가 되었나이다
성문에 앉은 자가 나를 비난하며 독주에 취한 무리가 나를 두고 노래하나이다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이 없어서 탄식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 나를 수렁에서 건지사 빠지지 말게 하시고 나를 미워하는 자에게서와 깊은 물에서 건지소서
- 큰 물이 나를 휩쓸거나 깊음이 나를 삼키지 못하게 하시며
웅덩이가 내 위에 덮쳐 그것의 입을 닫지 못하게 하소서
- 주의 얼굴을 주의 종에게서 숨기지 마소서 내가 환난 중에 있사오니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그런데 참 놀라운 일은 이러한 절망과 분노와 원망의 상황에서 그는 감사를 생각하고 아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내가 노래로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하며
-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위대하시다 하리니

가만히 묵상해 보면 다윗은 2가지로 하나님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는 우선 하나님을 찬양하며 감사를 표현합니다.
둘째로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고백하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찬양으로, 고백으로 하나님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무나 하나님의 복을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에게는 상황에 관계없이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감사가 있었습니다.
그 마음이 찬양으로 나왔고, 그 감사가 입으로 여러 사람 앞에서 고백이 되었습니다.

은혜를 모르는 시대를 삽니다.
누군가를 끌어내려 정죄하려는 시대를 삽니다.
이러한 때에 아주 작은 일속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행복을 생각합니다.
믿음으로 감사했던 다윗이라면 그는 오늘 우리의 시대를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매일 매순간
감사 찬양과, 감사 고백이 이어지는데 무슨 탄식과 원망이 둥지를 틀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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