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이 없어지는 학교, 교회
개근이 없어지는 학교, 교회
  • 민돈원
  • 승인 2018.02.0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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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자 조선일보에 ‘개근상이 사라진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초등학교의 경우 개근상이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라고 한다. 왜냐하면 교육부가 초등학교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몸이 아파도 무리하게 등교하는 학생이 없도록 한다’라는 취지에서 나온 <학생건강권> 제도를 만들어 개근상 폐지를 공론화하여 시행해 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장학습체험> 이란 제도가 생기면서 기존의 개근상 의미에 대한 개념탈피 시대이다. 즉 학교에 출석하지 않아도 10여일까지는 부모와 함께 여행가는 경우 출석으로 인정하는 제도가 있다. 따라서 종전에 지각, 조퇴, 결석이 없어야 개근으로 인정했던 말은 무색하리만치 퇴색되었다.

실제로 서울 대일고의 경우 3년 개근이 졸업생 350여명중에 59명으로 17%에 불과했다. 또 경기 고양시에 소재한 어느 중학교 역시 졸업생 230여명중 3년 개근이 13%인 30명에 그쳤다. 그러니 예전에 대부분이 개근하던 시대를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 어찌 감히 마음에 품으리요!)이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저 출산 시대에 학생은 물론 교사나 부모들까지 개근상에 대한 애착도 낮아진 것은 더욱 이 같은 현상을 재촉했다고 볼 수 있다. 더욱 직접적이고 중요한 이유로는 개근상이 입시성적의 당락에 조금도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닌가 싶다. 도리어 결석이 잦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엉뚱한 방향으로 튀는 기질을 가진 자들에 대한 돌파구가 된 셈이기도 하다.

이렇듯 학교 출결문화 기준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 이것이 우리가 느끼는 세상의 흐름이다. 그 때 그 때마다 옷을 바꿔 입는 것이 세상 문화의 특징이다.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세상 문화이다. 다시 말해 세상문화는 절대 진리가 없다. 그렇다면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이것이 교회가 세상 속에 존재하면서 고민하는 물음이기도 하다.

개근상의 예를 들어 나는 이 글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교회예배에 참석하는 성도들의 의식은 어떠한지를 생각해 보았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앞에서 언급한 중고생의 경우와 유사하게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실제 교회 현장에서 피부적으로 경험하는 현실이다.

연말이면 당회 때 보고서를 제출한다. 그 보고서 안에 기록된 내용 중에는 집사, 권사, 장로 모두 공통적으로 주일 낮, 밤 참석수, 수요기도회 참석수, 새벽기도회 참석수를 기록하도록 되어 있다. 그 중에 주일성수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렇다. 주일을 그렇게도 생명처럼 지키라고 말하기가 무색하리만치 예배 출석이 쉽지 않다, 매일 등교하던 학교도 개근했는데 그저 한 주일에 한번 나오는 52일 마저 지키는 것조차 개근이 어렵다. 그래도 할 말은 있지 않던가! 예배 결석하는 이유는 백이면 백사람이 다 저마다 이유가 있다. 그렇다고 개근자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실제 우리교회의 경우 예배를 그토록 강조하지만 연말 보고서에 기록한 내용을 보면 주일만이라도 지킨 개근자들이 지난해의 경우 10%를 넘지 못한 것을 본다. 수요기도회까지 합치면 그 비율은 더 떨어진다. 세상의 문화가 빠르게 교회 안에 침투한 역류현상중의 하나라고 본다. 예배 문화의 인식전환이 교회안에 들어와 있다는 반증이다. 즉 절대 진리의 쇠퇴, 가치기준의 혼란으로 인한 상실된 예배를 꼽지 않을 수 없다.

교회가 어느 때부터인가 세속주의 또는 포스트모던이란 이름으로 모든 영역에 들어온 그런 옷을 입고 흉내 내면서 성경적인 가치 기준이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그렇게 세상의 기준에 짜 맞춰 사는 한 주일예배를 충직하게 지키는 것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일 하나만이라도 생명처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예배형식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예배이후 실천적인 삶(행동양식)이 동반되는 그러한 예배까지를 의미한다. 너무 쉽게 맞지도 않는 세상문화의 옷을 갈아입기보다 그리스도로 옷 입어 세속주의 문화를 밖으로 밀어낼 수 있는 영적권세와 능력을 힘입어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예배가 제대로 드려지지 않고 점점 쇠하여서 비어가는 그곳에 과연 한국 교회의 미래가 있겠는가? 비록 학교의 개근이 사라진다고 할지라도 교회의 개근은 그들과는 상관없이 지켜져야 한다. 고 본다. 초중고를 합치면 매일 다닌 학교일지라도 무려 12년 개근한 그런 분들의 성실함은 높이 살만하다. 그런데 교회 1년 개근이라야 기껏해야 52일,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분명한 사실, 그것은 성경이 나에게 주시는 진리의 말씀이라면 더 이상 말할 나위도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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