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과거 추억에서 깨어나야
한국교회, 과거 추억에서 깨어나야
  • 정택은
  • 승인 2018.02.2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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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독교의 현실과 변화에 대해 연구한 저명한 학자들, 예를 들어 피터 버거(Peter L. Berger), 데이비드 마틴(David Martin), 필립 젠킨슨(Phillip Jenkins), 알리스터 맥그라스(Alister McGrath) 등은 세계에서 가장 뜨겁고 성공적으로 기독교가 부흥한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그러나 이 분석은 어제의 한국교회의 현상일 뿐, 오늘의 21세기 한국교회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한국교회는 열정이 식었고, 부흥도 안 되며,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사회적으로도 외면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선교초기 비록 교세는 미약했지만 한국사회의 개화와 근대화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교회적으로는 1960년대 뜨겁고 열성적인 부흥운동, 성령운동의 영향으로 한국교회는 부흥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개신교인의 수가 감소하고 있고, 과거 뜨거웠던 성령운동도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학자들은 한국인의 교육수준과 경제수준, 복지수준이 향상되어 더 이상 ‘번영의 복음’을 찾지 않게 되었고, 아울러 성령운동 형태의 감정적이고 열정적인 신앙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한국교회의 심각한 위기는 성장이 멈추었다는 것보다도 사회적 공신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공신력을 잃고 사회적 평판이 나빠진 데에는 한국교회가 일종의 성장의 부작용으로, 그동안 한국교회가 급성장하면서 너무 자만했고 풍요로워지면서 세속화되어 과거 뜨거웠던 복음적 열정을 잃어버리고 성공과 성장에 도취되어 순수한 신앙을 잃어버리는 등 한국교회가 그 본질에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인에는 일차적으로 영성을 말하면서도 부와 권력 그리고 명예를 탐했던 교회 지도자들의 책임이 크고, 그 다음으로는 교인들의 삶과 관계가 있는데, 교인들의 일상 속에서의 생활이 존경받을 만하거나 신뢰할만하지 않다는 정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믿음이 좋을지는 모르나 생활에서는 별로 모범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록 한국 개신교인들이 종교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종교성도 강하지만 그러나 이는 교회 안의 자랑일 수 있어도 교회 밖에는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한 교회는 성장할 수 없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너무 자만했고, 너무 과신했다. 한국교회는 성공과 번영이 하나님의 축복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통계적으로 드러난 성장, 인상적인 조직과 건물에 대한 자만심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한국교회가 성공신화에 빠져있기 때문에 교회가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교회의 내일을 위해 취해야 할 방법은 과거 부흥의 추억에서 깨어나서 오늘의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내적 갱신의 노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첫째, 영성의 회복이다. 교회는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변혁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시들어가고 있는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러한 영성복원을 위해서는 과도한 외형성장의 지양, 물질주의 극복, 종교적 내적 순수성의 정상화, 도덕성 회복 등이 필요하다. 둘째, 봉사공동체운동이다. 기독교는 관계성의 종교로, 교회의 봉사와 공동체 형성은 중요한 관계로 교회는 적극적으로 대사회 봉사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마태복음 17장 20절에 예수님께서는 겨자씨만한 믿음이 있으면 ‘산’을 옮길 수 있는 능력이 나타난다고 말씀하셨다. 이 겨자씨의 믿음에서 겨자씨는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 생명이 있는지 없는지에 달려있다. 한국교회가 크고 작음의 문제로 씨름할 것이 아니라 생명을 담은 교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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