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디아코니아에서 배운다
독일 디아코니아에서 배운다
  • 김봉구
  • 승인 2018.05.07 0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한국교회의 섬김과 나눔

목원포럼(회장 김홍선 목사) 목원대 특성화사업단(단장 유장환 교수) 남부연회 평화통일위원회(회장 이대성 목사)는 5월 3일 2시부터 4시까지 목원대 구 채플에서 공동으로 평화통일 기독교 사회복지 세미나를 개최했다.

강사로는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디아코니아를 전공 한 한국 디아코이아대학 홍주민 학장을 초청해 독일의 디아코니아 역사와 현황, 한국교회 과제 등을 발제했다.

홍주민 박사는 현재 독일의 디아코니아 기관은 약 31,000개이고 45만 여명의 직원이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40만 명 정도의 자원 봉사자들과 함께 하루 100만명 이상에게 수혜를 제공하는 등, 디아코니아 실천운동은 거대한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 직원 중 26만 명 정도가 고정된 시설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그중 40%에 해당하는 이들이 양로원, 청소년 기관, 장애인 기관, 그리고 병원에 속하여 있다. 특히 독일 전체 장애인 시설의 1/2, 유치원의1/4, 병원의 1/10이 디아코니아 기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또한 4300여개의 자원봉사 동아리들이 움직이고 있고 18,000개의 교회가 이 섬김의 사역에 연대하며 나아가고 있다.

독일의 사회복지기관은 1996년도에 91,200개정도 이고 그 안에서 110만 명의 전임요원이 일을 하고 있고, 250-300만 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봉사를 하고 있다. 이들 독일 사회복지기관 중 개신교의 디아코니아는 가장 오랜 전통 속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복지활동을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홍박사는 독일 디아코니아는 성서에 기반해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이러한 야훼 하나님의 영을 입은 예수의 정신과 실천을 그대로 실현한 신앙 · 생활 · 경제 공동체였다. 공유와 공존의 정신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정신은 성서와 예수공동체의 원형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정신은 신약성서에서 ‘디아코니아’라는 단어로 함축된다. 신약성서에 빈번히 등장하는 단어로 디아코니아(diakonia)는 그리스어로 ‘식탁에서 시중드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는 자신을 ‘시중드는 이(diakonos)'로 정체를 밝힌다.(누가복음 22장 27절)

또한 예수가 자신에 대해 ’시중드는 이‘로 자신을 천명했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그리스도교의 계명은 결국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약자와의 연대와 공존과 공유를 의미한다. 이러한 디아코니아 정신과 실천은 처음 그리스도교 공동체부터 그리스도교 2000년 역사 안에서 지속적으로 그 불꽃을 이어왔다. 특히 종교개혁 사건은 맨 처음의 자리로 돌아가 디아코니아의 재생을 구현한 운동이었다.
종교개혁의 신학 명제 중 핵심인 칭의론에 대한 개혁가들의 원래 의도는 신앙만을 강조하려는 일면성에 있지 않고 신앙과 사랑의 통일성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신학적 변혁은 신앙 실천을 전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추동시켜 나아가게 했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신학적인 새로운 단초들은 빈자들에 대한 새로운 규정들로 이어졌다. 종교개혁의 핵심 명제인 칭의론과 만인사제직은 교회내적 개혁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실천의 추동과정에서 이전의 틀을 전적으로 뛰어넘는 새로운 지평을 열게 했고 이웃사랑과 사회적 실천을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제도적인 형성을 가능케 하였다며 독일의 디아코니아 배경을 설명했다.

홍박사는 한국 개신교는 130년 전 미국으로부터 전래될 때 당시 미국에 풍미했던 사회복음운동(Social Gospel Movement)과는 다른 입장에 서있었던 근본주의 신학에 경도된 선교사들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다. 그 결과 한국 개신교는 디아코니아 요소가 아주 결핍된 모습이다. 더 나아가 한국사회 시스템은 미국의 자본주의 시스템에 의해 심한 양극화와 경쟁의 매커니즘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한국개신교는 번영의 신학에 충실하여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보다는 개 교회 부흥주의와 성장주의에 포로되어 있다. 그 결과 사회적인 면에서도 경쟁과 자유에 경도된 자본주의 영향이 극심한 가운데 사회문제가 날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특히 분단상황에서 평화와 화해보다는 적대와 이데올로기적 대립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문제는 한국개신교 주류가 이러한 기류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논찬에 나선 이정순 교수(목원대 신학과)는 신약성서에 자주 등장하는 ‘디아코니아’라는 단어는 ‘식탁에서 시중드는 것’을 의미하며, 예수는 자신을 ‘시중드는 이’(눅22:27)로 정체를 밝혔다는 지적에서 저는 이미 기독교의 본질이 어떠해야 하는가가 잘 암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수의 정신을 그대로 본받은 처음 200여년간의 초대교회 공동체야말로 디아코니아 정신의 원형이었는데 불행히도 이런 모습이 오랫동안 사라졌다가, 종교개혁을 통하여 디아코니아의 재생이 이루어졌다고 홍박사님은 지적하고 있다. 또한 종교개혁의 정신인 ‘만인사제직’과 ‘사랑의 공공성’이라는 두 개념이 기독교인들의 사회적 실천을 새로운 방향으로 도약시키고 구체적인 제도를 형성하게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런 발전이 이루어졌는지 자세히는 언급되고 있지는 않지만 종교개혁을 실천적인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종교개혁을 기점으로 지난 500여년간 디아코니아 정신은 독일과 북유럽의 복지국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은 개신교 선교 133년(가톨릭 포함하여 230여년)을 보내고 있는 한국 기독교에 큰 경종을 울린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루터, 진첸도르프, 비헤른, 베르너 등의 선각자들을 거쳐 현재 독일의 디아코니아는 31,000개, 약 45만 여명의 직원들이 정부의 지원으로 힘차게 일하고 있다고 하는데 특히 여러 가지 다양한 사회복지 기관들 중에서 개신교의 디아코니아가 가장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큰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현재 급속도로 낮아지거나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한국 교회 대사회 신뢰도가 떠올랐다. 이웃과 사회를 향한 사랑과 희생이 결여된 채 물질적인 축복과 번영위주의 신학에 기초한 채 개교회 부흥주의와 성장에만 매달리고 있는 한국 교회의 현실이 매우 부끄럽게 생각되었다. 불의한 사회구조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희생당한 세월호 4주기를 이제 막 지나면서 홍주민 박사님의 디아코니아 강의와 다큐멘터리 상연은 세월호사건 이후의 한국 교회가 사회 곳곳, 특히 약한 자들과 고통당하는 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함께하는 교회로 거듭나는 데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논찬에 나선 김봉구 목사(대전외국인복지관 관장)는 교계에서도 사회적약자에 대한 관심과 연대라는 차원에서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돕는 다는 소극적 사랑에서 이들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제도개선이나 정책 대안들을 마련해 정부와 정치권을 비판하고 견인해야 하는 책임감도 필요하다. 결국 이것이 진정한 이웃사랑이 되기 때문이다. 약자의 편에 서셨던 하나님과 예수님의 정신을 올곧게 이어 나가기 위해선 죄인으로 낙인 찍히는 사회약자를 구원해야 할 의무가 교회에 제자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홍박사님의 독일식 디아코니아 현장이 주는 의미는 교회의 정치 무관심은 사회 약자에 대한 무관심이다. 어떻게든 올바른 민관협력이 사회약자층을 위하는 것이요, 효과적인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 이것은 만인은 평등하다는 성서와 종교개혁사상을 이어나가는 후손들의 의무이다. 민간 주도의 순수하고 창의적인 디아코니아가 지속성을 유지 할 수 있고, 정부의 협력이 사회약자들을 실제적으로 구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들 속에 한국교회가 고민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정치 참여에 대한 문제, 정부와 갑을관계가 아닌 상생관계 모색, 기독당의 필요성, 신학교에서의 디아코니아 강의의 필요성, 사회선교와 사회선교의 의무화, 사랑실천은 선택이 아닌 필수, 교회 재정의 선교 비율, 효율적인 해외선교와 해외원조 등 독일식 디아코니아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한국교회를 새롭게 할 수 있고, 신학생들의 다양한 달란트를 활용한 다양한 진로모색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감리교회는 요한 웨슬리 목사님의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이라는 동전의 양면의 신앙전통을 살려도 독일 디아코니아를 한국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웨슬리 목사님의 사회성을 더욱 연구하고 재검토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독일의 디아코니아를 한국화하는 대안으로서 정부에 세계평화부 신설을 기독교가 앞장서서 주장함으로 한국교회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강한 목회, 바른 목회를 지향하는 목원포럼은 목원대 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고, 박노권 총장과 이희학 학장은 축사로 이번 행사를 격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