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들른 고마운 전도팀
예고 없이 들른 고마운 전도팀
  • 민돈원
  • 승인 2018.06.1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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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물게 교회에 들르는 방문객들 가운데 다른 지역에 출석하는 교회나 선교팀에서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찾는 분들을 만나곤 한다. 일명 ‘아웃리치’(outreach,봉사활동) 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양한 봉사활동을 위해 대학생들이나 교회 선교팀들이 농촌의 일손이 부족해서 오는 경우도 있겠으나 이곳은 특별히 그런 일손이 부족할 만큼 일거리가 많은 지역은 아니다.

교회가 이들을 일손이 딸린 지역민들에게 연결시켜준다면 나름 의미 있는 일이 되겠지만 사전에 부탁한 곳도 없고 또 이들은 갑자기 예고 없이 들른 경우이기에 실현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

그래도 다만 우리교회를 돕는 일을 하겠다고 하는 경우에는 가장 필요로 하는 일이 전도이기에 이 부분을 권장한다. 지난 2주전 오후 3시경 경기도 용인에서 전도훈련을 받고 있는 한 팀이 우리교회에 예고 없이 방문했다. 이들은 여러 팀으로 나뉘어 흩어져서 아웃리치 하는 분들 중의 한 팀이라고 소개했다. 남성2(한 분은 다리, 허리 장애인), 여성4 모두 여섯 분이었다. 출석하는 교회도 다르고 지역도 용인, 제천, 서울에서 온 분들이었다. 2박3일간(목~토)을 이곳에서 머물면서 전도를 할 수 있느냐고 요청하기에 주보를 건네받고 전도훈련 받고 있는 교회에 연락하여 정상적인 교단임을 확인한 후 허락했다.

그런데 그때 따라 남아 있던 교회전도지도 없고 전도용 물티슈도 다 소비되고 없던 때였다. 결국 급히 착안해 낸 것이 시중에 있는 휴대용 물티슈를 사서 지난번 사용 후 남은 교회 스티커를 붙여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이에 청평 몇몇 큰 마트 4군데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전체 수량이 10-20개에 불과했다. 그것이라도 모두 구입한 후 마지막 간곳에 그나마 비교적 많은 60여개가 남아 있었다. 교회에서 대량으로 구입하는 가격보다 3-4배 가까이 비쌌지만 값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마지막 날 오전에 쓸 전도용품이 없기에 200개의 무지 물티슈를 전도용품 업체에 신청하여 하루만에 택배로 받을 수 있었다. 이것에 다시 교회 스티커 작업을 하여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6명의 전도팀들은 3명씩 두 팀으로 나뉘어 3일간 교회(4리)를 중심한 인근 가정을 시작으로 5km내에 있는 세 마을들, 그리고 마지막 떠나는 날에는 좀 더 떨어진 청평에 가서 전도한 후 귀가했다.

이들이 머무는 동안 전도하고 돌아온 후 피곤했을 터인데도 새벽기도회는 물론 금요기도회가 끝나는 늦은 시간까지 100% 참석하는 등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역시 그들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나에게 ‘목사님 도서비’라고 기록된 봉투를 새벽 강단에 첫날과 둘째 날 두 번이나 올려놓았다. 교회 어깨띠까지 두르고 이 주변을 전도해 준 것만도 고마운데 이들은 물질적인 헌신까지 섬기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신앙의 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하고 싶었다. 이런 그들의 고마움을 받으면서 이 봉투를 그냥 내가 쓸 수 없다는 마음이 들어 다시 그들에게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우리교회를 위해 전도한 분들이기에 당연히 교회재정으로 대접해야 될 일지만, 그들이 내게 건네 준 봉투로 여섯 분을 모시고 가서 저녁 식사를 기쁜 마음으로 대접해 드렸다. 그리고 또 남은 도서비는 가평의 유명한 선물용 잣 여섯 박스를 주문하여 각각 한 꾸러미씩 챙겨 드렸더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전도하는 그분들이나 내게는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좋은 인상, 긴 여운이 남아있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한국교회는 아직도 이런 분들이 있기에 교회의 희망은 계속된다. 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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